국민 매일 쓰는 AI 서비스 목표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콘텐츠 부문 부진과 사법 리스크, 자회사 구조조정 등 연이은 악재를 딛고 올해 인공지능(AI)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며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위기 속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 2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구체적으로 카카오톡, 쇼핑(선물하기 등), 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의 고른 성장 영향이다.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2조283억원, 영업익 1859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38.8% 증가한 수치이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모빌리티 등 자회사 수익성도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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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
카카오의 AI 전략은 2024년 급격한 수정 국면을 맞았다. 초기에는 자체 개발한 LLM ‘KoGPT’에 주력했지만, 지속적인 개발 지연과 수익 모델 한계에 봉착하며 방향을 전환했다.
정신아 대표는 기존의 기술 개발 중심에서 과감히 벗어나,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영역 즉 ‘관계 기반 플랫폼’과의 결합을 선택했다. 외부에서는 ‘수익모델이 불확실한 LLM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AI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최고의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한다.
오픈AI와의 제휴를 통해 카카오는 생성형 AI 기술을 카카오톡, 카나나 등 주력 플랫폼에 통합하며, ‘국민이 가장 자주 쓰는 AI’라는 전략적 포지셔닝을 구축 중이다.
◆ ‘카나나’와 ‘카카오톡 탭 개편’… 서비스 혁신으로 수익성 개선
올해 카카오는 ‘AI 메이트’ 서비스인 카나나를 선보이며 실질적인 AI 전환의 첫발을 내딛었다. 대화 맥락을 기억하는 개인화 AI와 그룹 대화 지원 기능은 메신저 사용 경험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여기에 오는 9월 예정된 카카오톡 탭 개편은 광고·커머스·숏폼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해 트래픽과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정 대표는 ‘눈에 보이는 변화’를 통해 실적 반등과 전략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 실용적 리더십이 만든 ‘새로운 카카오’
정 대표의 등장은 카카오의 비상경영 체제와 맞물려 있다. 김범수 의장의 사법리스크 이후 그룹 내 신뢰 회복과 안정적 경영이 절실했던 시기, 그는 벤처투자와 플랫폼 전략, 계열사 조율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을 빠르게 수습했다.
그는 NHN, 이베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두루 거친 후 케이큐브벤처스를 공동대표로 이끌었다. 이후 카카오의 CA협의체를 주도하며 내부 이해관계 조율에도 강점을 보여 왔다.
지난해 CEO 취임 이후에도 그는 기술 환상보다는 실용 중심의 전략을 택했다. 자체 LLM에 집착하지 않고 외부 기술과의 융합을 택한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은, 카카오의 기술 방향이 기술 우위보다 서비스 최적화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 “AI 국민메신저”라는 도전… 카카오의 다음 1년이 중요
정 대표는 2025년을 카카오의 AI 전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오픈AI와의 전략적 협력은 단순한 기능 탑재를 넘어 ‘한국형 AI 일상화’를 위한 실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카카오톡이라는 일상 플랫폼에 숏폼·구독·광고 등 수익모델이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하면서, 카카오는 다시 한번 체질을 바꾸는 중이다.
정 대표는 “올해는 카카오에게 있어 본격적인 AI 대전환기의 서막이 되는 해”라며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서, 모바일 생태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플랫폼 위에 다양한 AI 서비스들을 출시하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B2C AI 서비스로 거듭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 체제의 카카오는 ‘국민이 매일 쓰는 AI 서비스’를 꿈꾸는, 실용적이고 민첩한 플랫폼 기업으로 그에 맞는 탈바꿈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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