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설계 단계서부터 보안 강화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중국산 제품들. 물걸레 청소, AI 최적화 같은 ‘첨단 기능’으로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보안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외부인이 원격으로 카메라를 켜 집안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수준의 취약점까지 드러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 제품들은 높은 보안성으로 대조를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70% 이상을 이미 중국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다. 로보락, 에코백스 등 기존 강자부터 신생 스타트업까지 한국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프리미엄 기능을 갖추면서도 국내산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대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물걸레 청소 기능과 AI 기반 동선 최적화 등 최신 기술을 갖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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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이 제품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없다. [사진=픽사베이] |
그러나 이러한 강점 뒤에는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따른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일부 중국산 제품은 모바일 앱 인증 절차, 개인정보 보호, 펌웨어 보안 등 40개 항목 점검에서 보안 취약점이 다수 확인됐다.
드리미 X50 Ultra는 외부인이 원격으로 카메라를 강제 활성화해 집 내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의 취약점이 발견됐다. 사실상 사용자 모르게 가정 내 CCTV 기능으로 악용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에코백스 디봇 X8 Pro 옴니는 클라우드 서버가 해킹당할 경우 사용자 휴대폰 사진첩에 악성 파일이 삽입될 가능성이 있어 위험성이 높게 평가됐다. 나르왈 프레오 Z Ultra 역시 사용자 인증 절차가 허술해 무단 접근 및 원격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런 취약점은 단순한 성능 문제가 아니라 사생활 침해로 직접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로봇청소기가 집 안의 네트워크에 연결된 IoT(사물인터넷) 기기인 만큼, 털리면 마이크·카메라·사진 등 민감한 정보까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은 접근 권한 관리, 패스워드 정책, 펌웨어 업데이트 체계 등 전반적인 보안성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이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IoT 기기 보안 역량에서 삼성과 LG가 중국산 제품과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일부 제품이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소비자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를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기업들은 보안을 제품 설계 단계부터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며 “결국 이런 차이가 소비자 신뢰도를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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