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납품업체 울린 판촉비 갑질' 논란...법정서 패소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7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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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억 과징금 유지, 공정위 손 들어준 법원
편의점 PB 경쟁 과열 속 협력사 부담 심화
회사측 "과징금 납부·시정 완료, 상고 검토"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GS리테일이 편의점 GS25의 PB(자체브랜드) 상품 확대 과정에서 납품업체에 판촉비를 전가한 혐의와 관련해 2심에서도 패소했다. 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인정한 것으로, 업계 전반의 PB 전략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GS리테일이 대법원 상고를 검토 중이어서 최종 판단은 남아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김경애·최다은)는 지난 21일 GS리테일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GS25 [사진=GS리테일]

앞서 공정위는 2022년 8월 GS리테일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243억6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GS리테일 측은 대법원 상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여서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내법상 공정위의 심결은 법원의 1심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 사건 및 공정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의 1심 관할 법원은 서울고등법원이다. 이후 상고가 제기될 경우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는 2심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 PB상품 성장, 그 이면의 비용

GS25의 PB 매출 비중은 ▲2022년 27.3% ▲2023년 28.0% ▲2024년 29.1%에 이어 2025년 30%에 육박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점보 도시락’, ‘리얼프라이스’ 시리즈 등 가성비를 내세운 상품들이 SNS와 유튜브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매출을 견인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납품업체들의 희생이 있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16년 1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신선식품 제조를 위탁한 8개 수급업체에 판촉행사를 실시하며 총 126억1200만원의 비용을 전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판촉비 기여도가 낮은 업체에는 거래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정황도 적발됐다.

또 같은 기간 GS리테일은 매입액의 일정 비율을 ‘성과장려금’ 명목으로 받아내 총 68억7800만원을 수취했으며, 일부는 전년도 대비 매입액이 줄었음에도 지급을 강요한 사실이 확인됐다.

2020년 2월부터 2021년 4월까지는 9개 수급업체로부터 발주 관련 정보 제공 명목으로 27억3800만원을 받았지만, 발주서에 따라 생산·납품하는 구조여서 해당 정보를 활용할 필요조차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 협력사가 GS리테일과 사실상 전속 계약 관계에 있었던 만큼,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지적이다.

GS리테일은 공정위 제재 이후 “납품업체의 자발적 협력에 따른 비용”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파장

이번 판결은 GS리테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의 파장이 크다. 현재 국내 편의점 업계는 GS25뿐 아니라 다수가 PB상품 경쟁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고물가 시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PB상품은 소비자 유인 효과가 크지만, 그 이면에서 협력사에게 과도한 비용을 전가하는 구조가 업계 전반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초저가 경쟁이 과열될수록 납품업체의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업계 전체가 유사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공정위의 후속 조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대법원 판결 이후 업계 전반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GS리테일은 본지의 공식 질의에 “당사는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본 건과 관련한 과징금 납부 및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은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어 “ISO 37301(준법경영시스템) 인증을 완료한 만큼 앞으로도 준법경영 체계를 더욱 강화해가겠다”고 덧붙였다. GS리테일은 상고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판결문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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