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충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초긴장...국내 산업별 리스크 진단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3 10: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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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급 충격...'러-우크라이나 전쟁? 때와는 다른 타격
제조·운송·항공업'비상',방산·정유·에너지 '반사이익' 기대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미국이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란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자국 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까지 의회에서 통과시키며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23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36% 오른 배럴당 76.3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3.27% 오른 79.49달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0.6%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위기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는 이란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을 예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 또는 전면 봉쇄될 것이란 예상이 반영된 결과이다.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일부 110~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KB증권은 “전세계 원유 수송의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차단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더 큰 공급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체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0%를 웃돈다.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이 소비재 산업 전반의 마진을 압박하고, 수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유가 급등은 국내 물가에도 즉각적인 파장을 미친다. 전력, 가스, 석유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오를 경우, 가계의 체감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지고 내수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한국은행도 정책 여력을 잃게 되며 채권 금리의 단기 반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운송업계에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운송업계는 중동 항로 위축 및 유가 상승에 따른 해운·항공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은 연료비가 전체 운용비의 30~40%를 차지하는 만큼, 노선 조정과 요금 인상 등 비상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환율까지 1380원대까지 치솟으면, 외화 결제 비중이 높은 운송업체들의 비용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방위산업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수록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표 업종이다.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는 물론, 6월 24~25일 열리는 NATO 정상회의에서 미국·유럽 주요국의 국방 예산 확대 기조가 재확인되면 국내 방산주 전반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다. 무인기, 유도무기, 감시정찰 시스템 등 비대칭 전력 분야의 기술 수출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유 및 에너지 장비 산업도 국제유가 상승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정제마진이 개선되면SK에너지, GS칼텍스 등 주요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반등할 수 있고, 해양플랜트·시추 장비 등을 제작하는 중공업계 역시 장기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실제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으나, 정치적 결의와 군사적 충돌이 맞물리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 전략비축유 활용, 수입계약의 다변화 등 비상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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