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휴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숨통' 트이나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3 09: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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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회담, 미중 90일 관세 유예 합의
삼성·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 상승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이 관세전쟁 등 무역 갈등의 추가적인 확대를 자제하고 대화와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로 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미중 무역 갈등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여 불안감을 느껴왔던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G2의 휴전에 안도의 숨을 쉬는 모습이다.


지난 12일 (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서로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115%포인트 각각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중국 상품에 매긴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고, 중국의 미국에 대한 관세율도 125%에서 10%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단,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는 유지되어 향후 추가적인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스위스 제네바서 회담서 미중 양국이 상호관세를 유예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훈풍이 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듯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무역 합의가 도출된 것은 아니지만, 양국이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대두된다. 

재계에 따르면 미중 관세 유예는 그동안 불안감에 휩싸였던 국내 반도체 시장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미중 갈등의 격화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수요 위축 등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왔다. 미국의 대 중국 제재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글로벌 경기 둔화는 IT 제품 전반의 수요 감소로 이어져 실적 악화의 요인이 되어왔다.

그간 미중 무역 갈등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 내 수요 위축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았다. 국내에서 생산된 DRAM과 NAND 플래시 메모리는 중국, 대만, 베트남 등에서 완제품으로 조립되어 간접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과 PC향 DRAM 및 NAND 생산 비중이 각각 47%, 56%에 달하는 상황에서, 관세 장벽으로 인한 전방 산업의 수요 둔화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이번 극적인 관세 유예 합의로 인해 반도체 업황을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업종 ‘톱픽’으로 꼽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 분위기는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반영돼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급등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고, 아마존은 중국 제품에 의존하는 판매자들이 많아 그동안 미·중 관세 전쟁에 타격을 받아왔다. 엔비디아는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칩에 대한 규제를 받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미중 무역 갈등의 ‘일시 멈춤’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무역 갈등 심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될 수 있으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IT 제품 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을 조심스럽게나마 제시하고 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 결과가 근본적인 미중 무역 갈등 해결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중국의 과잉 생산 능력 문제, 기업에 대한 과도한 보조금 지급,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등 양국 간의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히 크고, 언제든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 및 사업 전략 재정비에 힘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회담을 통한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된 것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지만, 일시 멈춤일 뿐입니다. 앞으로 미중 관계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선제적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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