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정동환 기자] 혁신적인 디자인을 개발하고도 정식 출원 전에 시장에 먼저 공개했다가 낭패를 보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많다. 우리 법 제도는 '공개된 디자인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원칙을 따르지만, 부득이하게 출원 전 디자인이 노출된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지예외주장'이라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이른바 '1년의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이 제도가 최근 대형 유통사의 디자인 도용 행위에 제동을 걸고, 제조사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준 결정적인 무기가 된 사례가 확인되어 주목받고 있다.
주방용기 생산업체 A사는 기존 모델을 대폭 개량한 신형 음식물 조리기를 개발해 유통업체 B사에 납품했다. 해당 제품은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나, 수익 독점을 노린 B사는 돌연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A사가 이를 거부하자 B사는 거래를 중단하고, 동일한 디자인의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자칫 공들여 개발한 디자인을 통째로 빼앗길 위기에 처한 A사를 구한 것은 ‘신속한 디자인 출원’이었다. A사는 제품 출시 후 시장 반응을 살피다, 공개된 지 1년이 되기 직전 디자인 출원을 완료해 권리를 확보해 둔 상태였다.
사건을 맡은 특허법인 아이더스, 아이더스 법률사무소의 이영수 변리사/변호사는 B사의 행위가 명백한 디자인권 침해임을 입증하며 법적 공방을 주도했다. 재판부는 아이더스 측의 논리를 받아들여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B사는 A사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함은 물론, 해당 제품의 생산을 즉시 중단하게 되었다.
디자인보호법 제33조 제3항에 명시된 '공지예외주장'은 디자인이 출원 전에 공개되었더라도, 공개일로부터 1년 이내에 출원할 경우 해당 디자인이 '신규성'을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주는 제도다.
전시회 출품, SNS 광고, 실제 판매 등 다양한 경로로 디자인이 노출되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시장성을 먼저 확인한 뒤 권리화 여부를 결정하고자 할 때 유용한 ‘최후의 보루’가 된다.
이영수 변리사/변호사는 “가장 바람직한 것은 디자인 공개 전 출원을 마치는 것이지만, 출원 전 부득이하게 공개가 되었더라도 1년이라는 ‘공개제외 인정기간(Grace Period)’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역시 디자인 공개 1년 직전에 극적으로 출원을 완료했기에 침해 행위를 막고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디자인이라면 공개 이후라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권리화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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