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혹한 속에서 밝히는 마음의 등불

편집국 / 기사승인 : 2026-01-25 17: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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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름 없는 마음으로 겨울을 건너다
-얼어붙은 계절이 묻는 수행자의 자세

불자여러분, 

겨울의 한가운데, 동장군의 기세가 영하 십 도를 넘나들며 세상을 움켜쥐고 있는 이때입니다. 나무는 잎을 모두 떨구고, 땅은 굳게 얼어 붙었으나, 그 속에서 봄을 준비하지 않는 생명은 하나도 없습니다. 수행자의 길 또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고요하고 멈춘 듯 보이나, 그 속에서는 쉼 없는 정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이르셨습니다. “비록 천 날을 게으르게 사는 것보다, 하루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라도 바르게 정진함이 낫다.”

 

춥고 긴 겨울일수록 수행자의 마음은 더욱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새해의 서원 또한 차가운 바람 앞에서 쉽게 무뎌집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한 생각을 바로 세우는 것이 수행의 근본입니다.

 

불자에게 겨울은 멈춤의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갈고닦는 시간입니다. 몸은 움츠러들지라도 마음까지 얼어붙어서는 안 됩니다. 

 

'금강경'에서 부처님은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 하셨습니다.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이 말씀은, 계절과 형편에 흔들리지 않는 수행자의 자세를 일깨웁니다.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수록 불씨는 더욱 깊은 곳에서 타오릅니다. 오늘의 추위는 내일의 따뜻함을 부르는 인연이며, 지금의 인내는 다가올 지혜의 밑거름입니다. 불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한 호흡을 알아차리고, 한 생각을 다스리는 그 자리에 이미 부처님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또 말씀하셨습니다.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

 

세상이 어둡다 하여 탓할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것이 수행자의 본분입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나는 오늘 한 생각을 어떻게 다스렸는가, 한 걸음을 어떻게 내디뎠는가. 이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묵묵히 정진하는 수행자와 불자 여러분의 걸음 하나하나가 곧 불법의 꽃이 될 것입니다.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우리의 서원 또한 반드시 따뜻한 봄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 믿음으로 오늘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해 나아가시길 부처님 전에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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