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방문한 삼성 협력사서 20대 노동자 ‘사망’

박정수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9 14: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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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광주 소재 디케이(DK)서 작업 중 사망사고 발생
시민·사회단체, “엄정 수사·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

[하비엔=박정수 기자] 삼성전자 협력사인 디케이(DK)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철제코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승진 후 첫 공식 방문한 업체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9시14분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에 위치한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디케이(DK)에서 노동자 A씨(25)가 1.8톤 무게의 철제코일에 깔렸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 지난달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DK)를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사고는 A씨가 호이스트(물건을 들어 올리는 기계)를 이용해 철제코일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철제코일이 연쇄적으로 이동해 작업대에 충격을 주면서 작업대 위에 놓인 코일이 아래로 떨어져 A씨를 덮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해 과실 책임자가 가려지면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또 고용노동부는 사고 당일 오전 해당 업체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에 착수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디케이(DK)는 상시근로자 50인 이상으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업체로, 가전제품과 생활가전 부품, 자동차 외장부품 등을 생산하고 정밀 프레스금형을 개발·제작하는 삼성전자 협력사다. 이 업체는 지난 28년 동안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협력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 9일 민주노총 광주본부 등은 디케이 정문 앞에서 20대 청년 노동자가 숨진 사고에 대해 엄정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민주노총 광주본부]

 

이번 사고와 관련 민주노총 광주본부 등 광주지역 22개 시민·사회단체는 9일 디케이(DK) 정문 앞에서 A씨 사고에 대해 엄정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25세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해야 하는 마음이 너무나 분노스럽다”며 “사고 발생 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취임 후 디케이를 방문했지만, 노동자 안전에 대한 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지방고용노동청과 광주시는 중대 재해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철저히 하고, 디케이 대표이사 역시 유가족과 광주시민에게 사과 후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나달 28일 디케이(DK)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후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상생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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