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그룹,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탈세·비자금’ 전담 조사4국 투입

하비엔 편집국 / 기사승인 : 2022-09-02 14: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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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박정수 기자] 벽산그룹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는 특히 기업의 탈세나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의 업무를 주로 맡고 있는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벽산그룹 사옥에 인력을 투입해 세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세무조사의 배경에 대해 국세청은 함구하고 있지만, 조사4국이 파견됐다는 점에서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 세무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성식 벽산그룹 대표. [사진=벽산]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벽산그룹의 내부거래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식 벽산그룹 대표 등 벽산그룹 오너 일가가 소유한 가족회사인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와 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 비중은 97%가 넘기 때문이다.


벽산그룹의 내부거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 94%, 2012년 77%, 2013년 83%, 2014년 94%, 2015년 96%, 2016년 95%, 2017년 90%, 2018년 97%, 2019년 93%, 2020년 96%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 전체 매출액(381억원) 가운데 97.4%(371억원)가 벽산(208억원), 하츠(138억원), 벽산페인트(25억원) 등 관련 계열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벽산그룹 측은 이번 세무조사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벽산그룹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벽산건설 파산 등을 거치면서 그룹이 축소된 가운데, 김성식 대표의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故) 김인득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성식 대표는 그간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를 통해 벽산의 지분을 늘려왔고, 이를 통해 벽산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했다”며 “이 과정에서 내부거래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현재까지 변화가 없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한편 벽산은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32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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