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인적분할 재상장심사 강화…‘자사주 꼼수’ 사라지나

송현섭 / 기사승인 : 2023-03-22 15: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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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물타기’ 리스크로 인한 소액주주 보호여부 심사에 반영

[하비엔뉴스 = 송현섭 기자] 한국거래소(KRX)는 최근 기업의 인적분할 이후 재상장 과정에서 주주권익 침해 관련 논란이 잇따르자 재상장 심사에 소액주주 보호 대책 마련 여부를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거래소는 인적분할 재상장 심사 시 자사주 지분율이 높거나 인적분할 전 자사주 지분을 크게 늘린 기업의 일반주주 보호 방안을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이는 인적분할 과정에서 대주주 지배력이 강화되고 소액주주 지분의 희석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데 따른 것이다.

통상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더라도 보유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신설 자회사에서 의결권이 있는 신주를 배정받아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임시주주총회에서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따른 우려가 제기돼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따라서 거래소는 물적분할 재상장 심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인적분할 재상장에 앞서 기업에서 일반 소액주주의 의견 수렴 여부 등 보호책 마련 여부를 반영하기로 했다. 기업에서 인적분할 재상장 신청 전 간담회를 통해 주주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자사주 소각·차등배당·배당성향 상향조정 등을 중점 심사한다는 것이다.

인적분할 전후로 최대주주 지분율 변동 내역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증권신고서에 기재토록 하는 등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 의사결정을 지나치게 제약하지 않는 한도에서 주주 보호를 위한 심사를 강화할 것이다”라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향후 심사승인 사례를 본 뒤 확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인적분할 재상장 심사 중인 기업에 대한 주주보호 조치 마련 여부가 승인 결과를 좌우할 지 관심을 모은다. 올해 거래소에 인적분할 및 재상장 심사를 신청한 주요 기업은 대한제강과 조선내화, STX 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서 인적분할 이후 재상장에 대한 질적 심사를 강화하면 소액 투자자의 피해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라며 “법·규정 개정절차 없이 실효성 높은 주주권익 보호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적분할 이후 재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지난 2019년 3개사, 2020년 6개사, 2021년 1개사, 지난해 상반기 1곳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에는 9개 사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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