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고수익 전략의 그림자? '부동산 PF' 빨간불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4 14: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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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위험노출액, 자기자본 130% 이상 초과
우량 자산 위주 투자, 리스크 관리 시스템 충분 평가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자기자본을 크게 웃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노출액 증가라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달 기준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8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회사의 자기자본인 6조원을 130% 이상 초과하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이 자기자본 대비 과도하게 높을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나 금리 인상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해져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대출로, 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수익성과 건전성이 크게 좌우된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지속, 건설 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거나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할 경우, 메리츠증권이 투자한 부동산 PF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곧바로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거나 부실 자산 확대로 이어져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해왔다. 부동산 PF 역시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위험 관리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충당금 적립 확대 등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하비엔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선별적인 우량 자산 위주로 PF 투자를 진행해 현재까지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이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활성화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메리츠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44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0.8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해외 부동산 관련 부담 완화의 영향으로 기존의 강점인 기업금융(IB)과 부동산금융 중심의 견조한 이익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1분기에 발생한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는 메리츠증권의 부실자산 규모를 키울 요인으로 지적된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에 6551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도 파생결합사채(ELB) 평가에서 ‘AA-(안정적)’ 등급을 유지했다.

한신평은 그 이유로 위험익스포져 부담과 투자자산 부실화 등을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위험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21조9095억원으로 2023년 말보다 1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요주의이하자산(부실자산)도 31% 증가한 1조1564억원을 기록했고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p 악화한 13.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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