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안전성 앞세운 LFP에 밀린 삼원계
천문학적 투자속 각형 LFP 양산 체제 과제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SDI가 지난해 사상 초유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LFP 배터리를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실적 반등의 기회가 아닌 천문학적인 자금만 쏟아붓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1조7000억 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국면에서 삼성SDI가 ESS와 LFP 배터리 등 대체 사업군을 중심으로 전략 조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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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 [사진=삼성SDI, 인포그래픽=구글 제미나이] |
오재균 삼성SDI 부사장도 지난 2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급증하는 ESS 수요에 발맞춰 올해 20GWh 규모의 ESS용 각형 배터리를 전량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은 CATL을 필두로 상위 7개 중국 업체가 시장의 83.3%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SDI를 포함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4%대까지 추락했다.
ESS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 약세를 보이는 주요 원인으로 제품 포트폴리오의 차이가 지목된다. 현재 국내 업계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고 있으나, 비싼 가격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이 낮은 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장악했다. ESS는 전기차와 달리 좁은 공간에 에너지를 압축할 필요가 적어, 에너지 밀도보다는 경제성과 안전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ESS는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배터리 관리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그렇기에 삼성SDI가 안정적인 LFP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3조 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어떻게 관리하고 조달할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금 조달 방안으로는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15%)이 주목받고 있다. 취득 당시 4조 8000억 원이었던 지분 가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에 따라 현재 약 9조 6000억 원(장부가액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삼성SDI 측은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보유지분 매각 논의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SDI의 이번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양산 타이밍’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ESS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 정책은 삼성SDI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5년 넘게 쌓아온 LFP 제조 노하우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거나 나트륨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로 시장 선점에 나설 경우, 후발 주자인 삼성SDI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SDI가 현재 생산하는 ‘각형’ 구조는 안전성은 더 뛰어나지만, 중국의 파우치형 대비 공정이 복잡하고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 수익성 확보를 위한 비용 절감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그렇기에 올해 4분기 양산 예정인 미국산 LFP 배터리 ‘SBB(Samsung Battery Box) 2.0’이 중국 제품의 빈자리를 적기에 공략한다면, 적자 탈출을 앞당길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12월 10일, 미주법인(SDIA)을 통해 미국 에너지 인프라 업체와 2조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SDI가 공들여온 LFP 배터리 포트폴리오의 실질적인 첫 대형 수주로, 오는 2027년부터 3년간 'SBB 2.0'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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