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 직원들이 10년간 측량정보가 담긴 파일을 외부로 무단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한 직원은 퇴사 후에도 주말을 이용해 사무실에 들어가 해당 파일을 빼낸 것으로 알려져 허술한 보안이 도마에 올랐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올라온 LX공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X공사 감사실은 최근 특정감사를 벌여 경영상 비밀에 해당하는 측량파일을 외부로 무단 유출한 팀장 A씨를 지난달 31일 파면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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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한국국토정보공사 본사 전경.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
또 수석팀장이었던 B씨와 해당 파일을 건네받은 측량·건설업체 3곳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LX공사의 핵심 사업인 ‘지적(地籍)측량’은 각 필지의 경계 또는 좌표와 면적을 정하는 것으로, 땅의 가치 기준을 제시하는 기본 정보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공사 내부 측량 업무 시스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파일을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변환한 뒤, 암호화를 해제해 이메일로 외부업체에 전달했다. A씨가 유출한 자료는 총 143건이었다.
B씨 역시 같은 방법으로 총 245건의 측량정보를 외부 측량업체에 전달했다. 특히 B씨는 올해 6월 퇴직 전 사내 은퇴 지원 프로그램인 미래설계 교육 대상자로 사무실에 출근할 필요가 없었지만, 자료 유출을 위해 108회나 출근했다.
B씨는 또 퇴직 후인 지난 7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은 휴무일에 자신의 출입증으로 사무실에 무단 침입해 측량파일 6건을 유출해 공사의 보안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와 B씨가 각각 2년 이상과 10년간 외부업체로 유출한 공사 파일은 총 388건에 달했다.
LX공사 감사실은 이미 상당한 측량정보가 유출된 만큼 공사가 정당한 지적측량 수수료를 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공사의 미래 수익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감사 과정에 적발된 A씨와 B씨는 자료 유출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들은 그러나 자료를 유출한 외부업체 대표가 친한 후배였고, 원활한 업무수행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료 유출로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감사실은 이들의 해명을 받아 들이지 않았고, 업무를 총괄하는 지사장에게도 관리·감독의 책임을 물어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또 측량파일 암호화 해제 권한 통제와 모니터링 등 무단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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