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중국 셧다운설 진실은...위기인가, 반등인가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2 1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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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차오·로컬 브랜드 약진,아모레 현지화 전략 빨간불
상하이 공장 10%대 가동률 불구 "중국 포기 안 한다"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상하이 공장의 가동률이 2022년 70%대에서 올해 상반기 10%대로 급락하며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지만, 철수 대신 체질 개선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시장의 우려 속에서도 K-뷰티 왕좌 수성을 위한 아모레의 전략적 선택이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공장의 스킨케어 가동률은 17.2%, 메이크업 가동률은 18.7%로 3년 전 80% 수준에서 6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생산라인 10개 중 1~2개만 가동되는 상황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셧다운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2921년 중국 수입박람회  현장의 아모레퍼시픽 부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을 단순히 경기 탓으로만 보지 않는다.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궈차오(애국소비)’ 열풍이 확산되면서 로컬 브랜드가 빠르게 약진하는 가운데, 아모레는 현지화 전략에서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니스프리·라네즈 매장 철수로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킨 점도 부정적 평가를 키운다.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중국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정리하는 동시에 온라인 중심 유통 전략을 강화해왔다. 실제 매출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 축소와 연이은 유통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사실상 중국 시장 철수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중국 상하이 공장 철수설을 일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하비엔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동률이 일부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철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수익성이 개선되고 가동률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중국 사업의 난항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사업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구조 효율화를 진행해 왔다”며 “향후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필요하면 사업 확장도 검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실제 K-뷰티 전반에 대한 시장 분위기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사드(THAAD) 여파로 위축됐던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중국 시장 재공략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2291억 위안(약 44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온라인 화장품 판매는 같은 기간 8.5% 늘며 소비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규제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간 협력이 강화되면서 위생허가 등 시장 진입 장벽 완화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디지털 유통 채널 확대, 현지 인증 강화,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중심으로 재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뷰티의 핵심 경쟁력은 가성비와 혁신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빠른 회복세가 가능하다”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주의 실적 반등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중국 법인에서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브랜드 효율화와 유통 재편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단 업계 일각에서는 낙관론만을 경계하는 시각도 공존한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까다로운 인증·허가 규제가 남아 있는데다, 소비 트렌드 변화 역시 K-뷰티 기업들에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업체 한 관계자는 “현지 브랜드들의 빠른 성장과 가격 경쟁 심화로 과거와 같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상표 선점, 위조품 유통, 유통망 통제와 같은 지식재산권 이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고 현지화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전략은 단순한 생산 효율화를 넘어, 브랜드 포지셔닝 재정립·현지화 강화·디지털 전환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시장 반등 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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