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메디콕스' 소액주주..."520억대 회삿돈 유용에도 추징금 고작 5억"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9 11: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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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영진에 징역 8년·4년..."자본시장 교란 중대 범죄"
혐의 액수 대비 환수금 1% 미만...'가성비 범죄' 비판 여전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거래 중지 상태인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메디콕스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사건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며 이른바 ‘기업사냥’ 행태에 제동을 걸었다. 

 

한편으로 재판부가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한 중대 범죄로 규정했지만, 520억원대라는 막대한 규모에 비해 범죄 수익 환수는 10억 원에도 못 미쳐 제도적 한계 또한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지난달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메디콕스 전 부회장 A 씨에게 징역 8년, B 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양한 금융 기법을 악용해 일반 주주와 투자자를 기만하고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했다”고 질타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상장사를 인수한 뒤, 회사를 정상화하기보다 자금을 유출해 사익을 추구한 전형적인 ‘기업사냥’이라는 지적이다. 무상 취득 주식의 고가 매도, 유출 자금의 유상증자 재투입(이른바 ‘가장 납입’) 등이 주요 수법으로 확인됐다.

이번 판결을 두고 법조계와 여론의 시각은 엇갈린다. 법리적으로 볼 때 A씨에게 선고된 징역 8년은 현행 경제 범죄 양형 기준 내에서 비교적 ‘중형’에 해당한다. 재판부가 피해 규모와 미회복 상태를 고려해 집행유예 없는 실형을 선고함으로써 엄벌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범죄’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검찰이 수사 단계에서 파악한 횡령 및 배임 혐의 규모는 520억 원에 달하지만, 정작 선고된 추징금은 A 씨 약 4억 2800만 원, B 씨 약 6200만 원 등 총 5억 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벌금도 2억원, 1억원에 그쳤다.

총괄사장 등 5명은 가족과 지인 등을 직원으로 허위로 올리고 법인카드를 받는 방법으로 개인별 1억3천만원에서 최대 2억9천만원까지 회삿돈을 임의사용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집행유예 선고와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이는 현행법상 피고인이 범행으로 ‘직접 취득한 이익’이 명확히 입증된 금액만 추징할 수 있다는 한계 탓이다. 횡령한 돈이 채무 변제나 로비 자금으로 쓰였거나 자금 세탁을 거쳐 증발했을 경우, 이를 전액 환수하기 어렵다. “수백억 원을 해먹고 몇 년만 살면 남는 장사”라는 그릇된 인식이 자본시장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 리스크로 지적돼 온 ▲잦은 전환사채(CB) 발행 ▲최대주주 변경 반복 ▲본업과 무관한 타법인 투자 확대 등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억지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질 전망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피고인 측과 검찰 모두 항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심에서는 형량과 추징 범위가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메디콕스는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8월 1일 최대주주 변경 이후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결과, 같은 해 영업손실을 전년 대비 43% 줄여 57억 원으로 축소했다. 2025년 3분기 기준 이 회사의 소액주주 수는 약 1만 852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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