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 수익 구조 재검토 촉발 상황
[HBN뉴스 = 홍세기 기자] 국내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1, 2위 기업인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기업 리스크를 넘어 산업 전체의 수익 구조 재검토까지 촉발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두 회사를 검찰에 고발 요청함으로써 이제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이라는 이중 제재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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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놀자, 여기어때 CI. |
야놀자는 2017년 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내주변쿠폰 광고' 상품을 통해 입점 숙박업소에 광고비 100~300만원 중 10~25%를 쿠폰으로 지급했다. 광고 계약기간(1개월) 종료 후 미사용 쿠폰은 원칙적으로 환급하지 않았으며, 광고계약 연장 시에만 1회 한정으로 익월 이월을 허용했다. 약 12억원 상당의 미사용 쿠폰이 이 과정에서 소멸됐다.
여기어때의 행위는 그 규모와 수법 모두에서 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2017년 6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고급형 광고' 상품을 판매하면서 쿠폰의 유효기간을 사실상 단 하루로 제한했다. 'TOP 추천' 상품(광고비 400만원)을 구매한 입점업소는 광고비의 약 29%에 해당하는 114만9000원의 쿠폰을 받았으나, 당일 사용하지 않은 쿠폰은 즉시 소멸됐다. 약 359억원 상당의 미사용 쿠폰이 환급 없이 사라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야놀자에 5억4000만원, 여기어때에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여기어때의 과징금이 거의 2배에 가까운 것은 미사용 쿠폰 소멸액의 규모와 극도로 짧은 유효기간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기어때의 경우 쿠폰의 유효기간이 하루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더 부당했다"고 설명했다.
◆ 거래상 우월적 지위 남용의 법적 의미
온라인 숙박 예약 시장은 소수 플랫폼 사업자가 다수의 입점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특성을 갖는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이 시장에서 각각 1위, 2위를 차지하며, 대다수 중소 숙박업소가 두 플랫폼에 입점해 있고 소비자들의 이용도 집중돼 있다.
공정위는 이를 명확히 인정하면서 두 플랫폼이 이러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입점업체에 부당한 손실을 강요했다고 판단했다.
광고와 쿠폰이 결합된 상품 판매 구조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미사용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는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이라는 평가다. 입점업체는 쿠폰 비용을 이미 광고비에 포함하여 지불했음에도, 미사용 쿠폰이 소멸됨에 따라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된 것이다.
이번 고발 요청은 의무고발요청제도에 따른 것이다. 의무고발요청제도는 공정위가 행정처분만 내린 사건에 대해 중기부가 중소기업 피해와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제도다.
이제 사건은 행정 영역을 벗어나 형사 영역으로 이동했다.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이 생긴다. 다만 형사 처벌까지 가기 위해서는 '고의성' 입증이 필요하다는 점이 쟁점이 될 수 있다. 두 플랫폼이 "계약서에 명시했으며 입점업체가 동의했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영향...플랫폼 수익 구조 전면 재검토 신호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의미는 플랫폼의 기존 수익 구조에 대한 정부의 문제 제기라는 점이다. 쿠폰 기반 프로모션은 플랫폼에게 매우 수익성 높은 상품이었다. 입점업체로부터 광고비를 받으면서 동시에 소비자의 쿠폰 사용률이 낮으면 그 금액을 자동으로 수익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태가 숙박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업계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항공사, 액티비티, 공연·전시 등 이미 쿠폰 기반 프로모션을 활용하는 플랫폼과 O2O 기업들이 자신들의 마케팅 방식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된 것.
실제로 검찰이 정부의 판단에 동의해 기소까지 진행될 경우, 숙박뿐 아니라 관광산업 전반의 쿠폰·할인 정책이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역설적으로 이번 사건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도 지적된다. 플랫폼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 이를 입점업체로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수료 인상, 광고비 상향, 또는 새로운 형태의 부담금 도입 등으로 입점업체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의무고발요청제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의 불공정한 행위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라며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 남용이나 원사업자의 대금 미지급 행위 등으로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정위는 향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등 플랫폼 규제 법안들과 함께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입점업체 보호를 위한 계약서 표준화, 자동갱신 금지, 일방적 조건 변경 금지 등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다. 숙박 플랫폼 산업이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진입하는 단계에서, 규제 강화는 소비자, 입점업체, 플랫폼 간의 새로운 이해관계 균형을 찾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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