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시장 혼조·LNG선가 하락세, 대응력 시험대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기대감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글로벌 해운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벌크선과 유조선 운임은 큰 폭으로 반등한 반면, 컨테이너선 시장은 노선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LNG선 신조선가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해운 및 조선업계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선별적 반사이익과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해운업계는 7월 말 열릴 중국 정치국 회의와 하반기 4중전회를 통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목하고 있다.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전주 대비 23.4% 급등한 2052포인트를 기록, 2000선을 재돌파했다. 특히 철광석 수요 증가와 중국 항만의 병목 현상 등이 맞물리며 Capesize(대형 벌크선) 운임이 강세를 이끌었다.
국내에서는 팬오션, 대한해운 등 벌크선 중심의 선사들이 운임 반등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특히 중국향 철광석·석탄 물동량 증가가 단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VLCC(초대형 유조선) 수익도 3만978달러로 전주 대비 15.5% 상승했다. 이는 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 OPEC 증산 기대감 등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중동발 운임 강세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등 국내 원유·정유물류 업체들의 운송수익 개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컨테이너 시장은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이 급락하며 구조적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5.0% 하락한 1647포인트를 기록했다. 미국 동부 노선이 13.4% 하락, 서부 노선도 2.4% 내리는 등 미주 동안 중심으로 수요가 급감했다.
이는 미국의 신학기 시즌 화물 선적이 마무리된 가운데, 8월 미국-중국 간 관세 유예 종료, 주요 교역국과의 관세 재조정 시점이 맞물리며 업계에 부담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대표선사인 HMM은 아시아-미주 노선 비중이 높아 미주 운임 급락의 영향을 일부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유럽항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수익성 방어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유럽 주요 항만의 적체 심화로 해당 노선 운임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조선 부문에서는 LNG선 신조선가가 186.63포인트로 소폭 하락(0.09%)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중국 조선소들이 견적가를 잇달아 인하하며 글로벌 발주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조선 3사는 여전히 LNG선 분야에서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과의 간극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컨테이너선 발주는 여전히 활발해 수주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우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는 단기적으로 운임 상승과 수주 확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그 효과가 소비 진작 중심에 머문다면 원자재 물동량 확대는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 글로벌 항만 적체, LNG선가 하락 등 중장기 구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운업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해운·조선업계는 글로벌 변동성 속에서도 Capesize·VLCC 등 강세 시장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비용 경쟁력 확보를 통한 생존 전략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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