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수가 극히 적은 인물 산타, 정체는 매회 화두
-롤모델은 박서준, 청춘 로코물 원해
[하비엔=노이슬 기자] '구경이' 속 산타는 '너 대체 정체가 뭐야?'를 외치게 했다. 시간과 운전면허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급 만남이 성사, 정상적인(?) 등장이 아니었지만 시청자는 산타의 순수한 매력과 청순한(?) 눈빛에 빠져들었다. 게임 파티원답게 구경이(이영애)와 손발이 척척 맞았고, 그녀의 손발이 되는 것을 당연시 여겼다. 말을 할 수 있지만 구경이 앞에서는 말이 없었다. 극이 결말로 치닫을수록 산타의 정체는 미궁으로 빠지며 애청자들을 애태웠다.
하지만 시청자들만 답답했던 건 아니다.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 종영 후에도 산타의 정체는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애매모호함이 있었다. 산타를 연기한 신예 백성철은 하비엔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도 초반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냥 봐라'였어요"라고 답답했던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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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구경이' 산타 役 백성철/키이스트 제공 |
"오디션을 세번 봤는데 두번째에 산타 대사가 없는 것을 알았죠. 그때는 이영애 선배님만 캐스팅 된 상황이었어요. 미팅 할 때 감독님이 '산타를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이해하지 말라고요(미소). 고민을 많이 했죠. 저는 신인이니까 더 어려웠죠. 근데 촬영에 임하다보니 공감도 가고 저도 감독님 디렉팅에 따라서 연기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연기하다가 어쩌다 대사가 있으면 아주 의미심장하게 하려고 포인트를 줬어요(웃음)."
산타를 연기한 백성철마저도 산타의 정체는 궁금했다. 그는 산타를 '착한사람'이라 정의 내렸다. "산타는 착한 친구인 것 같아요"라며 미소지었다. 그 결과 구경이를 살뜰하게 챙기고, 보살피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1가정 1산타' 보급을 외쳤다.
"일단 산타하면 '의심'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지만 이제 껏 봤던 그 모습이 그냥 산타라고 생각했어요. 산타는 간병일을 오래 한 인물이죠. 그래서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사실 구경이가 다시는 안 본다고 하면서 다시 산타를 찾죠. 구경이를 살뜰하게 챙기는 것도 그냥 산타 자체가 착한 성심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불을 덮어준다거나, 청소를 해주고 먹을 것을 챙겨주는 모습 등은 그냥 착한 사람이니까 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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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구경이' 산타 役 백성철/키이스트 제공 |
'1가정 1산타'의 반응을 전하자 "많이 부족한 산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라고 했다. "
저희 부모님도 반응을 찾아서 보내주시거든요. 그래서 팬분들이 올려주신 짤 봤어요. '공사장 강아지 느낌이다' '댕댕이 느낌이다' '밤비같다' 반응들을 봤어요. 혼자 웃었었죠. '눈이 청순하다'고도 많이 말씀해주셨어요(미소). 눈빛이 깨끗하다고. 팬분들이 파란 이온음료 모델을 해야된다고 하시던데 그 반응도 너무 감사했어요."
'구경이' 촬영장은 늘 화기애애했다. 이영애, 곽선영, 조현철과 대부분의 촬영을 함께 한 백성철은 촬영이 끝나갈수록 아쉬움이 컸단다. "촬영장 분위기가 메이킹에서 보여지듯 너무 좋았어요. 연기 호흡도 세분의 선배님이 이끌어주시면 저는 리액션만 하고 그랬죠. 조현철 선배님이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저는 리액션 담당이죠. 선배님이 코믹 포인트를 너무 잘 살려주셔서 웃음 참느라 NG 많이 났었죠."
게임 파티원으로 서로의 목숨(?)을 맡기며 돈독한 '인친'(인터넷친구)이 됐고, 현장 조사를 하면서 가장 가까이 있던 인물도 구경이다. 산타가 대선배 이영애의 조력자라는 사실은 신기하기만 했다. "이영애 선배님 이름을 어머니한테 들었어요. '장금이'하고 그 시절에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그때 4살이었거든요. 하하. 잘 몰랐었어요. 어머니께서 '친절한 금자씨'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실제 '구경이'에서 만났는데 너무 신기했죠. 대본리딩이랑 첫 촬영 때부터 선배님이 '산타씨'라고 하셨어요. 항상 존댓말을 써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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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구경이' 산타 役 백성철/키이스트 제공 |
구경이를 살뜰하게 챙기던 산타는 후반부 구경이를 잃어버린다. 산타는 오크통에 빠진 구경이를 찾아다니면서 절박한 심정에 '도깨비님'을 찾으며 목소리를 냈다. 백성철에게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제 맨 처음 대사가 '생각대로군'이거든요. 근데 그걸 너무 긴장해서 '예상대로군'으로 NG를 냈어요. 그 대사를 1000번 넘게 연습했는데 정말 속상하고 죄송했죠. 선배님이 그때 격려해주시면서 걱정해주셨었거든요. 그래서 쓰레기장에서 우는 장면은 정말 간절함을 담고 싶었어요. 도깨비님도 부르면서요. 근데 그 간절함이 조금 더 했으면 공감을 더 얻지 않았을까 아쉬워요."
오크통에 빠지기까지 연출은 독특했다. 갑자기 게임 속 화면으로 바뀌고, 두번째 기회에 구경이는 목숨을 부지했다. '구경이'는 연극적 요소, 만화적 요소 등 이전 드라마에는 없었던 신박한 연출이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다. "저희 드라마는 연출이 진짜 독특했죠(웃음). 1회에서 나제희(곽선영)가 구경이 선배님에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사건을 의뢰하면서 설명할 때 선배님이 통영에서 바람에 날린 전단지 잡는 것도 저는 신기했어요. 후반부에 구경이 선배님의 생사를 게임으로 연출한 것도 재밌었고요. 노래도 너무 좋았어요. 아직 신인인데 독특한 매력의 작품에 함께 했다는게 너무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모델로 데뷔, 2019년 PERC%NT의 '캔버스 걸', 태연의 '춘천 가는 기차', 2020년 스탠딩에그의 '친구에서 연인', BIBI의 '신경쓰여', 올해 러비의 '우리에게도 사계가 존재한다면'까지 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온 백성철은 올해 카카오TV '아직 낫서른', 티빙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로 연기자로서 첫 선을 보였다. MV 특성상 목소리가 듣기 어려웠지만 OTT 작품으로 정극을 선보이며 경험치를 쌓고있다. '구경이'는 올 한해의 열일에 방점을 찍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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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구경이' 산타 役 백성철/키이스트 제공 |
"'구경이'가 넷플릭스에서 1위 한 날은 정말 다들 기뻐하셨어요. 저는 넷플릭스에 첫 작품이 나간거라서 정말 연락도 많이 받았어요. 6개월동안 같이 촬영했지만 코로나19 여건상 같이 못한 게 너무 많아요.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어요. 그래서 마지막 촬영 때는 울컥했어요. 찍으면서 걱정 많이 했지만 산타를 좋게 봐주셔서, 작품을 통해서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제 이름을 알린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구경이' 화제성만큼 팬들도 늘었다며 웃었다. "'구경이' 촬영할 때 안고독방에 500명이 넘게 팬들이 계셨어요. 디엠도 많이 보내주셨는데 답장을 못 드렸어요. 저도 일부러 들어가서 수능 메시지도 보내고, 선물은 보내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못 보냈어요. 사실 다들 산타 목소리를 많이 궁금해하시잖아요. 앞으로 팬분들이 궁금하는 목소리 많이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라이브 같은 것은 하면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동공 지진이 날 것 같아요. 팬미팅도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고 소통 많이 하고 싶어요."
모델로 시작했지만 본격 연기자로서 더욱 많은 경험을 하고싶단다. "제가 혼자 연기 연습할 때는 잘 몰랐는데 현장에서 호흡하는 재미를 알게 됐어요. 호흡하면 감정도 더 끌어오르고 흥미도 더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봤어요. 박서준 선배님처럼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요즘은 '그해 우리는' 재밌게 보고 있어요. 저도 그런 청춘물 해보고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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