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속 유동성 방어...스페셜티 중심 사업 재편 병행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롯데케미칼이 수천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이는 신규 자금 조달이 아닌 기존 채무의 만기를 연장하는 ‘롤오버(차환)’ 목적이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발 공급과잉 등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날 3년 만기 4000억 원 규모 은행 보증사채를 발행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지급보증에 참여하면서 최고 신용등급(AAA)으로 발행이 이뤄졌다. 다만 이번 발행은 통상적인 자금 조달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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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HBN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롭게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회차를 재약정한 것”이라며 “추가로 자금을 더 조달하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차환은 2년 전 발행한 은행 보증채의 만기 도래에 따른 것으로, 동일한 구조의 채무를 연장하는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이번 회사채는 신규 투자 재원 확보라기보다 상환 부담을 뒤로 미루는 성격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실질적인 자금 확충이 아닌 ‘상환 부담의 이연’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같은 금융 구조는 롯데케미칼이 추진 중인 사업 재편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산업 경쟁력 강화 기조와 맞물려 업계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존 차입 조건을 급격히 변경하기보다는 일정 기간 유지·연장하는 방식이 병행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업황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현재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과 자급률 상승으로 구조적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전쟁 등 외부 변수로 인한 단기 변동성 확대도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전쟁 등 외부 변수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등 업황 부진 속에서 롯데케미칼은 사업 구조 전환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 플라스 2026’ 전시회에 참가해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회사 측은 반도체 공정용 현상액(TMAH),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PEEK·LCP 등) 등 첨단 소재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재편하고 있다. 범용 화학 제품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차환을 통해 유동성을 관리하는 한편,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병행하는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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