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AJP, 노동자에 ‘저질 일자리’ 제공 논란

하비엔 편집국 / 기사승인 : 2022-06-28 14: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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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마트노조 기자회견 통해 ‘애경-AJP’ 갑질 폭로
‘3개월마다 계약·근무일 축소·휴일수당 착취’ 등 주장

[하비엔=박정수 기자]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건에 이어 노동자들에게 ‘저질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지난 27일 애경타워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애경산업 소속 판촉사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 지난달 2일,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마트노조는 “애경산업의 자회사이자 판촉과 인력 공급을 담당하는 AJP가 3개월 단위 계약과 일방적인 근무일수 단축, 불법 휴일 대체 근무로 저질의 일자리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애경산업은 이같은 근무환경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AJP는 애경산업이 하도급의 인사와 업무를 직접 관여했다는 논란으로 인해 직고용 형태로 지난 2018년 출범한 애경산업의 자회사다. 

 

회사 설립 5년이 지났지만, AJP 소속 노동자들은 3개월마다 재계약을 맺어야 하는 ‘시한부 계약’에 따라 항시 불안함 속에서 업무를 봐야 하고, 그 마저도 근무 일수를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조정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근무 일수가 축소된 일부 노동자들은 한 달 임금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박봉에 시달려 결국 퇴사나 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마트에서 애경제품을 진열판매하는 한 노동자는 “한 달에 16일을 근무하다가 올 2월에 갑자기 근무일수가 10일로 축소됐다고 통보받았다. 계약서를 이미 작성했는데도 불구하고 3월부터 바로 10일만 근무하라고 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퇴사를 하라고 통보를 받았다”며 “저는 그동안 정말 열심히 근무를 했고 쉬는 날에도 수당을 받지 않고도 매장에 나가 일을 하기도 했다. 정말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지 밤에 잠도 못자고 너무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 지난 27일, 마트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애경산업 소속 판촉사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사진=마트노조]

 

노조는 또 노동자들이 휴일 근무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련 노동자들은 “AJP가 노동자들에게 휴일 대체 동의서를 받아 공휴일에도 근무를 시켰지만 휴일수당은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 설립 후 휴일 대체 동의를 거부하고, 공휴일 근무 시에는 합당한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AJP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우리사회에 AJP와 애경산업의 노동착취 실태를 알리고 규탄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애경은 최근 가습기살균제 참사 11년 만에 마련된 ​피해 구제 조정안을 거부해 피해자는 물론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애경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당시 옥시와 함께 가장 많은 제품을 판매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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