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지점장, 수 백억원 대출 실행으로 ‘자녀 채용’ 청탁

홍세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1 15: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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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KDB산업은행 충청지역 A지점장이 여신 업체들에게 수 백억원대의 대출을 제공한 뒤 자신의 자녀 채용을 청탁하고, 대출 브로커와 결탁해 부실기업에 대출을 실행해 산업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실이 감사원 조사에서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산업은행 정책자금 운용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7개 여신 업체에 약 322억원의 대출을 실행하면서 아들과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

 

 KDB산업은행 본사. [사진=KDB산업은행]

 

이후 A씨 자녀들은 해당 업체들에서 입·퇴사를 반복했고, 딸 B씨의 경우 4개 업체를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들 C씨가 취업한 한 업체는 두 달 만에 산업은행에서 65억원의 신규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3개 업체가 부실화하면서 산업은행은 약 89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A씨는 또 대출 브로커 D씨와 공모해 일반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7개 기업에 286억원을 대출해 줬고, 이 가운데 4개 기업이 부실화해 산업은행은 추가로 152억원의 손실을 봤다.

 

특히 A씨는 대출 심사를 조작하도록 지시하고, 실무자들이 반발하면 인사고과를 언급하며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같은 비리를 포착해 지난해 8월 A씨를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산업은행에는 A씨의 면직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산업은행 내부의 ‘제 식구 감싸기’ 문화도 지적했다. 산업은행의 내부 감찰 부서는 A씨 관련 투서를 접수하고도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지난 2018~2022년 사이 총 6번의 징계 심사에서도 모두 ‘주의’ 조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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