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책임 통감…유사 사례 막기 위해 전방위 개선"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바른 먹거리’, ‘건강한 식품 기업’을 모토로 내세우는 풀무원이 집단 식중독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야 할 위기에 놓였다. 학교 급식에 납품된 자사 유통 빵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되며 전국에서 250명이 넘는 유증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식품명가’라는 타이틀은 한순간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3일 발표한 브리핑을 통해 “살모넬라균 감염증과 관련된 다기관 집단발생을 추적한 결과, 과거 사례 3건과 유증상자 48명이 추가로 확인돼 총 256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충북 청주, 진천 등에서 발생한 첫 보고 이후 한 달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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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봉 풀무원 총괄CEO. 2025년 취임이후 미국 S&P 글로벌이 선정한 2년 연속 식품 분야 Top 5에 회사를 올려놓는 등 좋은 경영 능력을 선보인 공채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사진=풀무원] |
발단은 풀무원 계열사 푸드머스가 유통한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와 ‘고칼슘 우리밀 초코바나나빵’이다. 해당 제품은 식품제조업체 마더구스가 만들었으며, 5월 중순 전국 2만7000여 개가 학교 및 어린이집 급식에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섭취 후 식중독이 발생한 지역은 청주(120명), 진천(35명), 세종(18명), 부안(35명), 용인(30명), 나주(16명), 창원(2명) 등 전국에 걸쳐 있다.
박영준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추가된 3건은 비슷한 시기 신고된 집단식중독 사례를 후향적으로 조사하면서 연관성이 확인된 것”며 “해당 빵 섭취 이력과 살모넬라균이 확인돼 (동일한) 감염원에 의한 사례”로 추정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식약처는 해당 제품 2종에 대해 판매 중단 및 회수 명령을 내렸고, 푸드머스는 납품 중단 및 전량 폐기 조치를 취했다. 다행히 이후 추가 유증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풀무원이 수십 년간 구축해온 ‘바른 먹거리’의 상징성은 이번 사태로 균열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2018년에도 풀무원 푸드머스는 살모넬라균으로 대규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한 전례가 있어,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소비자 불신과 관리 책임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사태가 악회될 조짐을 보이자 푸드머스는 공식 입장을 통해 “문제가 된 제품은 이미 한 달 전 자발적으로 전량 회수 및 폐기했으며, 현재 감염 확산 우려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추가 의심 사례 2건 역시 “지난 5월15일~16일에 섭취한 제품으로 사건을 인지한 즉시 전량 납품 중단 및 급식사업장에 납품한 제품 전체를 자진 회수하여 전량 폐기조치를 완료했다, 살모넬라균의 잠복 및 발현기간 또한 한 달 가량 경과해 소비자들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달걀 등 원재료는 143도 이상의 열처리 공정을 거쳐 제조된 만큼, 제조 공정 내 식품 위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살모넬라균은 달걀 원재료에서 기인하고 있으며 85도 이상에서 열처리하는 경우 완전 사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도 “과거에 발생한 사례까지 확인을 마쳤으며, 회수 조치 이후 추가 (집단식중독) 발생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신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지자체는 제품 및 환자 모두에서 동일 유전형의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만큼 교차오염 등 다른 경로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푸드머스는 “유통전문판매원으로서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식품안전관리 조직과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하고, 품질 관리 기준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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