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국민·신한·우리 4대 시중은행...LTV 담합 과징금 2720억

이필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1 13: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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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22년 3월~2024년 3월 은행끼리 짜고 비율 조정 결론
하나은행 869억, 국민은행 697억, 신한은행 638억, 우리은행 515억

[HBN뉴스 = 이필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나·국민·신한·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담보인정비율(LTV)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활용해 부동산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나 합계 약 2720억원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23일 밝혔다.

 

  4대 시중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4대 시중은행이 2022년 3월 무렵부터 2024년 3월 무렵까지 LTV를 비롯해 가계·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 은행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LTV 비율을 조정했다고 전원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렸다.

 

과징금은 각 은행이 담합의 효과로 이뤄낸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 수익을 기준으로 산정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산정한 관련매출액은 하나은행 2조1000억원, 국민은행 1조7000억원, 신한은행 1조5000억원, 우리은행 1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이에 따른 과징금은 각각 하나은행 869억원, 국민은행 697억원, 신한은행 638억원, 우리은행 515억원으로 정했다. 과징금 규모는 관련 매출액의 4% 수준이다. 공정위는 과징금을 산정할 때 감경 혹은 가중 사유는 없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일련의 행위가 거래조건 또는 대금·대가의 지급조건에 관한 정보를 교환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한 것이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40조 제1항 제9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4조 제2항 제3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4개 은행이 담합의 영향을 바탕으로 얻어낸 관련 '관련매출액'은 6조8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4개 은행은 자신이 설정한 특정 지역·특정 유형 부동산의 LTV가 다른 은행보다 높으면 대출금 회수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낮췄으며, 반대로 타 은행보다 높으면 영업 경쟁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높였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이들 은행은 LTV 정보를 서로 교환해 2년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이자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가 된 4개 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 61.3%, 기업대출 51.3% 수준이었다.

 

4개 은행은 담합에 가담하지 않은 기업은행·농협은행·부산은행 등 다른 3개 은행(비담합은행) 평균보다 LTV를 낮게 설정했다.

 

예를 들어 2003년 기준 4개 은행의 LTV 평균은 비담합은행보다 7.5%포인트(p) 낮았고 공장·토지 등 기업 대출과 관계가 깊은 비주택 부동산 LTV 격차는 8.8%p로 더 컸다.

 

LTV가 낮아지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금 규모는 줄어든다.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 담보를 마련하거나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등 거래 조건이 악화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은행들의 담합으로 결국 돈을 빌린 기업이나 개인이 피해를 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4개 은행 담당 직원들이 은행별로 736∼7500건에 달하는 LTV 자료를 인쇄물 형태로 받아서 엑셀에 일일이 입력하고 문서를 파기하는 등 정보 교환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이는 정보 교환이 법에 저촉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사건은 사업자들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도 담합으로 보고 규율할 수 있도록 2020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한 후 이 규정을 적용해 제재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은행들은 인사이동으로 담당자가 바뀌면 LTV 정보 교환 방법을 인수인계 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시장을 왜곡했다.

 

공정위는 민감한 정보를 교환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한 것도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명확히 규정하는 새 법이 시행된 2021년 12월 이후의 행위만 제대 대상으로 삼았다.

 

앞서 공정위는 이 사건을 전원회의에서 다뤘다가 2024년 말 '심사관(공정위 측)과 피심인(은행) 주장과 관련해 사실관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재심사 명령을 내렸고 지난달 전원회의를 다시 열고 2년여만에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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