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키스탄서 ‘신성모독’ 혐의 논란…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경영에 ‘먹칠’

윤대헌 / 기사승인 : 2022-07-04 11: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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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명에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모욕 논란
삼성 현지 법인, 공식 성명 통해 사과 ‘이슬람교 존중’
파키스탄 경찰, 연방수사국 사이버 수사대와 합동 조사
삼성 본사, “해당 직원은 유통업체 소속, 법인 직원 아니다” 해명

[하비엔=윤대헌 기자] 삼성전자 직원들이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비난해 현지 신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본사는 해당 직원은 유통업체 소속으로 본사 직원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국교를 모독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더익스프레스 트리뷴 등 파키스탄 매체와 국내 언론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은 신성모독 혐의로 삼성전자 직원 27명을 체포했다.

 

▲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의 옛 수도인 카라치 소재의 스타시티몰에 설치된 와이파이(WiFi) 명에 무함마드를 비난하는 문구가 삽입돼 이슬람 신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슬람 신자들은 급기야 스타시티몰 외부에 걸린 삼성 광고판에 불지르는 등 폭동에 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가 확산되자 파키스탄 경찰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삼성 소속 직원들을 체포하는 한편 파키스탄 연방수사국 사이버 범죄수사대와 함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 파키스탄 법인은 이번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카라치 사태와 관련 삼성전자는 모든 종교적인 신념과 감정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며 “이슬람교를 존중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은 사회적 문제에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사태 해결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파키스탄은 전체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어 신성모독에 대해 엄격하기 때문이다.

 

▲ 파키스탄 현지 매체는 신성모독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직원 27명을 구속하는 한편 카라치 경찰이 와이파이를 설치한 사람을 추적하기 위해 연방수사국 사이버 범죄수사대와 협력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파키스탄 남성 6명이 신성모독을 했다는 이유로 스리랑카인을 불태워 살해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특히 신성모독법에 따라 무함마드를 모독한 사람에 대해 최대 사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


국내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취업제한 논란에도 미국과 유럽 등지를 오가는 등 글로벌 경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신성모독 사건은 세계적 망신이자 이 부회장의 글롤벌 경영에 먹칠을 하는 셈이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삼성전자 본사 측은 현지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본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키스탄 현지 법인에는 삼성전자 소속 직원이 열 명도 채 되지 않는다”라며 “이번 사건은 현지 보도와 달리 삼성잔자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 소속 직원들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찰에 체포된 직원 역시 파키스탄 현지인으로, 삼성전자 파키스탄 법인 소속 직원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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