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확정 시 브랜드 신뢰신뢰·실적 하락 우려
'법정' 넘어 '글로벌 팬심' 신뢰 회복이 과제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선도해온 하이브(HYBE)가 법정과 팬심이라는 두 재판정에 서게 됐다. 방시혁 의장이 상장 과정에서의 의혹으로 검찰·경찰·금융당국·국세청의 전방위 수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HYBE의 무형 자산인 브랜드 신뢰도와 팬덤 기반 사업 구조 전반에 ‘신뢰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방시혁 의장은 2019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특정 투자자에게 이익을 제공한 의혹으로 검찰·경찰·금융당국·국세청의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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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본사 [사진=연합뉴스] |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28일 방 의장 등 관계자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했고, 경찰은 7월 24일 서울 용산 HYBE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어 7월 말 국세청은 IPO 과정의 탈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1일 오후 방 의장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사 초기부터 국내에 머물며 대응함으로써 여론전과 법적 대응 모두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법률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신뢰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HYBE는 법정과 여론이라는 두 전선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회사는 ‘팬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글로벌 브랜드 협업, 콘서트, 굿즈 사업을 확장해왔다.
HYBE의 2024년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1848억 원을 기록했으나, 연결 매출은 2조 2556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활동 공백, 위버스·게임 등 신규 사업 투자 확대가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이는 향후 글로벌 플랫폼 경쟁력과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성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매출 비중은 팬 플랫폼 Weverse와 해외 투어 확대 영향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HYBE로서는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라는 무형 자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HYBE는 매출 구조상 팬덤 의존도가 높고, BTS·세븐틴 등 일부 아티스트 매출 비중이 커 팬심이 흔들릴 경우 실적과 브랜드 가치에 직격타가 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정국처럼 솔로로 글로벌 파워를 입증한 아티스트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룹과 개인 활동 모두에서 성과를 유지해야 하는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HYBE만의 문제가 아닌 문화산업 전반의 경영 투명성 검증 문제로 본다. 문화산업 기업도 상장·세무·투자 단계에서 동일한 규범과 감독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적 판결보다 팬과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 더 어려울 수 있다”며 “팬덤 기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면 매출, 주가, 글로벌 이미지 전반에 장기적인 부정 영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본지는 HYBE 측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만 방 의장은 지난 6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금융당국 조사 당시에도 상장 과정에 대해 상세히 소명했으며, 향후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하며 당국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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