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서로의 길을 밝혀주는 연등이 되어야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뜻은 오직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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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불교 성불조계종회 법담 종정 |
모든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깨닫게 하려는 자비의 발심(發心)이었습니다.
그 길고 먼 세월 동안 부처님은 끊임없이 중생을 위해 말씀하시고, 인도하시고, 함께 아파하시며, 함께 기뻐하셨습니다.
이제 부처님오신날을 불과 며칠 앞둔 이 시점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부처님께서 바라신 중생이 되어 가고 있는가?”
“내 마음 속 부처님은 지금 깨어 있는가?”
『화엄경』에는 이렇게 설합니다.
"일체 중생은 모두 여래의 지혜와 덕상을 지녔으나, 망상과 집착으로 인하여 이를 깨닫지 못한다."
부처님은 멀리 떨어진 초월적 존재가 아니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속에 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번뇌와 집착 속에서 그 사실을 잊은 채 살아갑니다.
때로는 욕심에 사로잡히고, 때로는 분노에 휘말리며, 때로는 어리석음 속에서 헤맵니다.
부처님오신날은, 이 어둠을 걷고 스스로 빛이 되어야 하는 날입니다.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은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외형적인 장엄만을 꾸미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등을 달고 공양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대의 마음속에 깃든 탐진치(貪瞋痴) 삼독을 몰아내고, 자비와 지혜의 불을 밝혀야 합니다.
『법화경』에서는 말합니다.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을 품고 있으며, 때가 되면 반드시 꽃피우리라."
이 말씀처럼, 우리 안에는 이미 부처가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 가능성은 남이 키워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 누구의 손길도 필요 없습니다.
오직 자신의 정진과 깨어 있는 마음만이, 그 씨앗을 틔워 꽃을 피우게 합니다.
지금,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십시오.
내가 가진 욕망은 무엇입니까?
내가 붙잡고 있는 분노는 무엇입니까?
그것을 알아차리고 놓아버리는 순간, 그대는 이미 부처님의 길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내 안에 부처가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부처를 향해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실천.
이것이 바로 참된 불자의 길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은 한 해에 단 하루의 기념일이 아닙니다.
그날을 기점으로, 매일매일 부처님을 마음 속에 새기고, 살아 숨 쉬는 삶 전체를 기도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연등의 빛처럼, 우리 모두가 서로의 길을 밝혀주는 연등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법담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밖에서 부처를 찾지 말고, 자신의 마음 안에서 부처를 찾으십시오."
그대가 부처님이고, 그대가 깨닫는 순간 이 세상 전체가 연화장 세계로 변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법당에 드리는 연등 하나하나마다 간절한 서원을 담아주십시오.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비는 데 그치지 말고, 이 세상 모든 중생이 함께 깨어나기를 기도해 주십시오.
탐욕과 분노가 사라지고, 자비와 지혜가 세상에 가득하기를 염원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늘 잊지 마십시오.
부처님은 먼 옛날 어느 왕궁의 왕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그대 안에 살아 숨 쉬고 계신 존재입니다.
고요히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그 숨결 속에 부처님은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대가 바로 부처입니다.
그 사실을 기억하고, 부처님오신날, 자신의 마음속 부처님께 깊이 예배드리시길 바랍니다.
그 길이 바로, 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가장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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