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담지설(誌說)] “호국보훈의 달, 불자는 어떻게 대중과 함께 걸어왔는가”

편집국 / 기사승인 : 2025-06-07 21: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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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치신 호국영령들께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오늘 우리에게 자유와 평화 안겨주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

“호국보훈의 달, 불자는 어떻게 대중과 함께 걸어왔는가”

 

불자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대중 여러분,

 

호국보훈의 달 6월의 둘째 주말을 맞이하며 지난 6일 현충일을 보내고 다시금 고개 숙여

△사진=대한불교 성불조계종회 법담 종정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호국영령들께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오늘의 우리에게 자유와 평화를 안겨주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생명을 자비로 품으시며, 차별 없이 가르침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법화경(法華經)'에 이르기를: “제불출세 유일대사연고 욕령중생 개시오입 불지지견(諸佛出世 唯一大事緣故 欲令衆生 開示悟入 佛之知見)”이라,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신 것은 오직 하나의 큰 인연 때문이니, 그것은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지혜를 열어 깨닫게 하려 함이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은 특정한 불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요, 모든 대중이 진리의 문을 열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펼쳐진 것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불교는 언제나 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대중의 삶 속에서 공존해왔습니다. '유마경(維摩經)'에는 “보살처세 불리세간(菩薩處世 不離世間)”이라, “보살은 세상에 있으면서 세상을 떠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곧 보살행을 실천하는 이들은 세상을 외면하거나 도피하지 않고, 오히려 세상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며 함께 살아가야 함을 뜻합니다.

 

또한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는 “애어능령타환희, 이행능령타안락(愛語能令他歡喜,利行能令他安樂)”이라, “사랑의 말은 다른 이로 하여금 기쁘게 하고, 이로운 행위는 그들을 평안하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부처님의 가르침은 늘 자비로운 말과 행동을 통해 대중과 함께하며,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평화를 전하는 데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불자는 묵묵히 감사와 자비의 마음을 다짐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영령들의 뜻을 이어갑니다. 동시에 우리는 불자로서 이웃과 사회와 함께 평화롭고 화합된 길을 걷고자 합니다. 

 

'법구경'에서는 “중생화합 복보증장(衆生和合 福報增長)”이라, “중생이 화합하면 복덕이 증장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우리에게 가족, 이웃, 사회와의 화합이야말로 진정한 평화의 길임을 일깨워 줍니다.

 

부처님께서는 '금강경'에서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며, 마치 꿈이나 그림자 같다는 뜻입니다. 이는 곧 우리가 당연히 여기던 평화도 사실은 누군가의 희생과 인연으로 이루어진 소중한 결과물임을 일깨워 주십니다.

 

'법구경'의 다른 구절에서는 “여시수행, 시명보불은(如是修行, 是名報佛恩)”이라, “이와 같이 수행하는 것이 곧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리고, 불자의 길을 걸으며 이웃과 화합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임을 새겨야 할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대중 여러분, 불교는 출가수행자들의 가르침을 넘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길을 열어왔습니다.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는 “일체중생 개유불성(一切眾生 皆有佛性)”이라, “모든 중생은 모두 불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서로의 스승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진리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불교는 이 진리를 대중과 함께 나누며, 고통을 덜어주고 행복을 나누는 종교로서 이 땅의 역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이제 호국보훈의 달 둘째 주말을 맞아,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마음에 새기며 우리 가족, 이웃, 그리고 국가를 위해 기도드립시다. 나라를 위해 몸 바치신 호국영령들의 넋이 평안하시길,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중생이 자비와 평화 속에 함께 살아가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끝으로, 불자 여러분 가정마다 평화와 화합이 충만하고, 나라의 번영이 부처님의 자비로 가득하기를 기원드리며, 산화한 모든 호국영령께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그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시대와 함께 걸어가는 불자가 됩시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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