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화재, 광주의 경제·고용 시장까지 태워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0 13: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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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일자리·상권 '트리플 쇼크', 회사 '1조' 손실 각오
매출 5조 목표'빨간불',주민 건강 우려 등 복합 위기 우려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타이어만 탄 게 아니다. 광주의 일자리, 지역경제, 우리 가족의 일상까지 함께 탔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단순한 공장 사고를 넘어 실적 악화, 주가 하락, 지역 사회 경제 위축까지 초래하는 복합적인 위기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지난 17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인해, 공장 내 두 구역 중 서쪽에 위치한 2공장의 절반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불로 금호타이어 직원 1명이 추락해 척추 쪽에 중상을 입었고 소방대원 2명은 진화 과정 중에 화상을 입었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화재현장. [사진=연합뉴스] 

1972년에 착공해 1974년부터 가동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하루 3만 3천 개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번 화재로 공장 운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공장 이전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기존 부지에 신공장을 재건하거나, 새로운 부지로 이전해 신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첨단 설비를 갖춘 신공장 건설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8000억 원에서 1조 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화재로 생산과 판매 차질은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매출 수천억 원 감소, 영업이익 36% 감소”를 전망하며, 19일 주가는 7% 넘게 급락했다. 장 초반엔 10% 넘게 빠지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6,767억 원을 기대했으나, 화재로 인해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한국타이어 화재 때처럼 보험과 타 공장 물량 배분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광주공장 이전 계획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단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지역사회·노동시장까지 흔든다 광주공장 화재는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지역경제와 노동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공장 인근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7)씨는 “우리 집 손님이 뚝 떨어진 것도 속상하지만, 직원들이 당분간 출근을 못 한다니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2천여 명의 직원 중 소수의 사무직을 제외하면 모두 자택 대기 중이다. 이처럼 250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 인근 상권의 매출 급감 심지어 주민 건강 우려까지 복합 위기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일부 주민들은 ”두통, 목 통증“을 호소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이번 광주공장 화재 관련해 하비엔뉴스에 공식 입장문을 전달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번 화재로 인해 지역사회와 고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진화 작업이 완료된 후 내부 진입과 현장 조사를 통해 신속히 파악할 계획”이라며 “피해 복구 및 생산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응 체제를 이미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생산 제품의 타 공장 전환을 긴급 검토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사회의 신속한 피해 복구와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광주시와 광산구 등 관계 당국과 협력해 지역 주민 피해에 대해서도 최대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무엇보다 화재 진압과 지역사회의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적 안전 점검과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회사 측은 “더 큰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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