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 특성상 투자 선행 불가피"...단기 실적 해석 경계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SDI가 대규모 적자 전환에도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 ‘현금 선투입’ 중심의 사업 구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북미 합작 파트너의 전략 변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투자 회수 시점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양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달 31일 계열사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tarPlus Energy LLC)에 대해 약 1조6131억 원(약 10억6590만 달러) 규모의 금전대여 만기를 연장했다. 연장 만기는 6월 30일까지다. 해당 자금은 시설투자 목적으로 2024년 최초 대여 이후 한도 내에서 분할 집행되는 방식으로 지속 연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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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 [사진=연합뉴스] |
이 같은 자금 지원은 북미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과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스타플러스 에너지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으로,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및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공장 가동 이전 단계인 만큼 외부 매출보다는 설비 투자에 자금이 집중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 확대가 실적 둔화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I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3조2667억 원, 영업손실 1조722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848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이 2조3000억 원을 웃도는 등 수익성 저하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반면 투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이다. 회사는 같은 기간 약 3조2000억 원을 설비 투자에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 투자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을 고려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되지만, 단기적으로는 현금 유출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자산과 자본이 모두 증가하며 외형은 확대됐다. 2025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42조 원을 넘어섰고, 자본총계도 23조 원 수준으로 늘었다. 다만 이는 영업이익 축적보다는 유상증자 등 외부 자금 조달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처럼 ‘투자 확대–수익 지연’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파트너십과 관련한 외부 변수도 부각되고 있다. 일부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합작 파트너인 스텔란티스가 해당 합작법인에서의 철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투자 축소 기조 속에서 북미 사업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대규모 자산 손상을 반영하며 전기차 투자 축소와 현금 확보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거점 축소와 함께 배터리 합작법인 유지 필요성도 낮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합작법인은 통상 완성차 업체가 일정 물량을 확보하는 구조로 설계되는데, 만약 파트너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해당 수요가 불확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SDI가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온 상황인 만큼, 고객사의 전략 변화는 투자 회수 시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스텔란티스 측은 미래 전략에 대해 삼성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 역시 “배터리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선행되는 구조인 만큼 단기 실적이나 루머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에 대응해 스타플러스 에너지 1공장 일부 생산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생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중장기 수익성 방어를 위한 전략적 카드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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