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진땀
[HBN뉴스 = 홍세기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경주 시내에 내건 현수막 문구가 시민을 모욕했다는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지난 22일 경주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월성원자력본부가 게시한 현수막으로 인해 경주시민과 국민께 깊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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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 |
앞서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15일 경주 시내 16곳에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190억을 냈다지요?', '이번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경주시민들은 "무료 국수 제공은 시민을 모욕하는 표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한수원은 당일 해당 현수막들을 철거했다. 시민들은 이러한 표현이 '생색내기식' 홍보로 지역민을 깔보는 듯한 뉘앙스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개입했다. 김 총리는 "너무 모욕적이다. 공공기관의 행사 지원은 '한 푼 던져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 주민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소통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총리는 "이런 비아냥과 태도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이번 사태의 경위를 확인해보고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전 직무대행은 "본래 현수막 게시는 한수원 지원사업을 알리고자 한 취지였으나 그 과정에서 내용과 표현의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큰 상처와 불신을 드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명백히 저희의 불찰이고 지역과 함께 해야 할 공기업으로서 큰 책임을 통감한다"며 "앞으로 국민 눈높이와 지역사회의 정서를 더 살피고 내부 검증과 의사 결정 절차를 재점검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직무대행은 "지역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현수막 게시를 검토했지만 내부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한 흠결이 있었다"며 "직원 전체가 주민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인식이 드러난 것으로 반성해야 할 점이 많고 초심으로 돌아가 바로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총리실 감찰과 감사실 조사를 통해 결과에 따라 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들을 징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무총리실에서 감찰을 진행 중이며, 한수원 감사실에서도 자체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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