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촘촘한 규제, 중견기업은 상대적 공백...규제 적용 격차 지적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국세청의 세아상역 특별 세무조사를 계기로, 글로벌세아그룹의 비상장사를 활용한 ‘종자기업’식 지배력 확대 구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외형상 합법적 자본 거래임에도 내부거래와 고배당 구조가 반복되면서, 현행 규제가 포착하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는 대기업에 집중된 반면, 유사한 구조는 중견기업 영역에 남아 있다는 점에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 중대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세아상역 본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조사4국이 2015년과 2020년에 이어 최근 10여 년간 세 차례 투입된 곳이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 자금 흐름과 내부 거래 구조를 점검하는 성격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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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세아그룹 [사진=세아그룹 홈페이지 캡처] |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은 오너 2세들의 지분 편입 과정과 그 이후의 현금 흐름이다. 세아상역의 지분 변동 과정은 재계에서 반복적으로 거론돼 온 ‘종자기업(씨앗이 되는 비상장사) 모델’ 구조와 닮아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8년 자본금 10억 원 규모의 비상장사 ‘세아아인스’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세아상역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 2022년 흡수합병됐다. 세아아인스는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의 세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그 결과 세 자매는 그룹 내 핵심 캐시카우인 세아상역 지분 38.06%를 확보하게 됐다.
지분 구조 재편 이후 세아상역의 배당은 크게 늘었다. 2018년 24억 원 수준이던 배당금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2575억 원으로 확대됐다. 지분율에 따라 세 자매에게 귀속된 현금은 약 101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지분 교환과 배당은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와 상법 등 현행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 합법적인 경영 활동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2018년~2022년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규제망을 비껴간 중견기업 신분이었다. 2022년 쌍용건설 인수 등으로 자산 5조 원을 넘긴 뒤 2023년에야 비로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비상장사를 활용한 부의 이전 방식이 가진 ‘제도적 취약성’을 우려한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강화됐지만, 유사한 구조가 중견기업 영역에서도 관찰된다는 점에서다.
과거 주요 기업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해왔다. 그러나 현재 상장 대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촘촘한 감시망과 소액주주 행동주의의 견제로 인해 특정 주주에게 유리한 자본 거래나 고배당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태다.
반면, 덩치는 대기업 수준으로 커졌음에도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대형 중견기업들은 외부의 감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에 대해 글로벌세아그룹 측은 과거 유사한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세아상역과 세아아인스의 합병은 관련 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세아아인스의 주거래처는 일본과 유럽으로 세아상역과 달라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합병 전 세아아인스의 성장 과정 역시 과거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알짜 계열사가 오너 일가의 합법적인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것은 중견기업계의 오랜 딜레마”라며 “이번 조사가 감시망 밖에서 이뤄지는 낡은 승계 관행에 어떤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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