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삼성 제치고 '영업이익 1위'…하이닉스가 판을 바꿨다

이동훈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5 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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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계열사 활약에 바뀐 순위...보기드문 사례
3위로 밀려난 현대차...삼성, 매출·순익·고용 1위
크래프톤·한국타이어 등 재계 전반에 지각변동 조짐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1등이 바뀌었다.” 2024년 그룹 경영 성적표를 받아든 재계에 적잖은 충격이 흘렀다. SK그룹이 삼성그룹을 제치고 ‘영업이익 1위’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25일 한국CXO연구소가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발표한 ‘2024년 그룹 총수 경영 성적표’에 따르면, 지난해 SK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은 27조1385억원으로 삼성(27조352억원)을 앞섰다. 0.4% 차이지만, 1위 기업의 교체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호암상 시상식에 입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성적표의 가장 큰 변수는 단연 SK하이닉스다. 이 회사의 2024년 영업이익은 21조3314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12조3,610억원)을 약 9조원 가까이 웃돌았다. 단 한 개의 자회사가 그룹 전체 수익 순위를 바꿔버린 셈이다.

SK하이닉스의 활약은 영업이익뿐 아니라 순이익에서도 두드러졌다. SK그룹 전체 순이익은 2023년 6582억원에서 2024년 18조3595억원으로 무려 2689.1% 폭증했다. 단일 계열사가 그룹 순위 전체를 흔든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반면 한 해 전 영업이익 1위였던 현대차그룹은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8조5333억원이다. 수치만 보면 양호하지만, 업종별 경기 사이클의 명암이 반영된 결과다. 재계는 자동차 업종 특유의 저변 성장성과 비교해 반도체는 사이클 변동성에 더 크게 반응한 결과로 해석한다.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은 여전히 그룹 전체 매출(399조원), 순이익(41조원), 고용(28만명)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이익률 기준’ 1위에서 밀린 건 상징적인 변화다.

수익률로만 보면 국내 재계 1위는 따로 있다. 장병규 의장이 이끄는 크래프톤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43.9%, 순이익률 50%를 기록했다. 단일 게임 IP 중심 구조임에도 이 같은 수익률을 기록한 점은 플랫폼 대비 효율의 극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이다.

또 다른 주목할 포인트는 인수합병(M&A)의 효과다. 조현범 회장이 이끄는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서 그룹 매출이 1년 새 2배 이상(100.4%) 성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2024년 기업 성적표는 단순한 숫자 경쟁을 넘어, 한국 재계의 판도가 정적인 구도에서 역동적인 생태계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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