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급증 등 영업이익 1조 복귀 청신호
홍범식 CEO 체제 이후 '기본기 중심' 전환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LG유플러스가 2025년 상반기 국내 통신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SK텔레콤의 해킹 사태로 촉발된 가입자 순유입. 여기에 AI 범죄에 대응한 보안 전략, 홍범식 CEO의 내실경영 기조까지 더해지며 실적·신뢰 회복의 기회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사들이 잇따라 LG유플러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실적은 3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 영업이익은 약 2981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2690억 원)를 10%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은 LG유플러스가 외부 변수에 따른 가입자 증가와 내부 비용 효율화라는 ‘투트랙 효과’를 기반으로 통신 대전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정보유출 여파로 약 80만 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는데, 이 가운데 40% 이상이 LG유플러스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덕분에 모바일 서비스 수익은 1조6400억 원으로 증가했고, 마케팅 비용 증가폭은 제한적이었다.
마케팅비는 전년 대비 8.0% 늘어난 5634억 원이지만, 인당 비용은 안정적으로 관리돼 비용 효율성도 유지됐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가입자 이탈로 올 2분기에만 약 23만 명 번호이동 순증을 기록하면서 5G 가입자는 857만 명을 기록할 것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해킹 사건으로 가입자 순증이 나타나 서비스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회사 자체적인 비용 통제 노력으로 양호한 이익 성장기대되면서 올해 영업이익 1.1조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신임 홍범식 대표이사의 ‘기본기 경영’ 기조도 기업 체질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새로운 CEO 체제에서 조직 전체가 ‘기본에 충실하자’는 방향으로 재정비되고 있다”며 “외형 성장보다 고객 신뢰, 서비스 품질, 내부 운영 효율성 같은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비엔뉴스에 전했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홍 대표는 SK텔레콤과 베인앤두컴퍼니 등을 거쳐 LG그룹 경영전략부문장으로 활동했으며,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이사직을 겸임하며 통신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아온 전략가다. 그룹 내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내실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실현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홍 대표 체제 아래 LG유플러스는 보안, 고객 서비스, 내부 역량 강화 등 핵심 기능에 집중하며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전국 1800여 개 매장을 ‘U+보안 전문매장’으로 개편하고, 피싱·스미싱 대응 상담, 악성 앱 탐지, 소액결제 차단 등 실질적 보호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개편 2주 만에 소액결제 차단 가입자 수가 20만 명을 돌파하며, 고객 접점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기술적 대응도 눈에 띈다. LG유플러스는 AI 기반 ‘안티-딥보이스(Anti-DeepVoice)’ 기술을 음성 AI 서비스 ‘익시오(ixi-O)’에 세계 최초로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탑재해 상용화했으며, ‘안티-딥페이크(Anti-Deepfake)’ 기술도 확보해 실사용 환경에서 테스트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본에 충실한 기업일수록 위기에 강하다”며 “LG유플러스는 통신사 본연의 경쟁력에 더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보안 전략까지 갖추며, 장기적 경쟁력을 키우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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